미니소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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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 인생
꿈이었다. 분명 꿈속이었다. ' 삼일이다.. 그곳에서의 너로 있는 시간은...' 형체는 없지만 분명 밝은 빛의 천사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가 내뱉은 말은 악마에 가까웠다. 언제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렸는지 알 수 없었다. 꿈이라고 마음속 깊이 믿고 싶었지만, 생생한 느낌은 허벅지를 꼬집어 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하~~ 아. 삼일이라... 제길.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단순히 꿈이었지만, 꿈이 아니었다.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나에게 그 말이 사실이라고 알려 주고 있었다. '나는 아직 삼십 년 밖에 살지 못했다. 평균수명의 반도 못 살았는데... 이대로 끝이란 말인가? '억울함이 계속해서 가슴속에서 들끓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작 삼일인데, ..
2025.03.28 -
인생의 갈림길
고양이와 개가 산길을 함께 가고 있었다.남쪽 먼바다 작은 섬에서 온 고양이는 고양이 봇짐을 등에 걸쳐메고 성큼 성큼 산 능선 오솔길을 걸어간다. 조금뒤쪽에는 얼굴에 얼룩점이 있는 바둑이가 조그만 보자기를 품에 꼭 쥐고 젠 걸음으로 고양이 양반을 쫒아간다. "여 보오. 고양이 양반 걸음이 무지 가볍구랴. 산을 많이 타 봤나보네?"아무래도 고양이 보다는 조금 연배가 있어 보이는 바둑이 인지라," 예. 뭐 고향이 작은섬 시골인지라 걷는거 하나는 타고 났지요." 하고 말을 높여 주었다." 그런데, 바둑이 님은 어디를 가시는 길이세요? "바둑이는 가슴팍의 봇다리를 다시 꼭 모아 쥐며,"중요한 분을 만나러 가야 한다네"" 고양이 양반은 어디로 가는 겐가?"고양이는 흘러내린 봇짐을 다시한번 튕기듯이 등윗쪽으로..
2025.03.25 -
잠결에 쓴 미니소설 첫머리 [ life is present]
어린 티토가 아빠에게 물어본다. "아빠! 여기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건 어떤 의미 인거죠?""음~~~ " 골똘히 생각해 보던 아빠는 " 요정이 가져다준 선물 같은 의미가 아닐까?"확실치 않은 말이었지만 확신에 찬 얼굴로 아빠가 티토에게 말했다. 어린 티토에게는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는 아빠의 말이었지만, '곧 어른이 되면 알게 될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티토의 꿈속에 요정 세실이 찾아왔다. 완두콩을 연상케 하는 녹색의상에 하늘하늘한 날개를 달고 있어서 귀여운 느낌의 꼬마 요정이었다. 누구든 세실을 보면 길쭉한 요정 특유의 귀와 은은한 광채를 가지고 있어서 누구라도 금방 요정임을 알아볼 것이다. "티토, 나의 어린친구! 나 세실이 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눈망울을 크게 뜨며 티..
2025.03.24 -
호두 키우기
어린이 집이 끝나는 오후 2시. 동이와 엄마는 오늘 손을 잡고 동네 공원으로 향했어요. 황사나 미세먼지도 없고 화창한 봄날의 오후는 그렇게 따사로울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엄마는 동이랑 같이 공원에서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 엄마, 엄마. 오늘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요. ""그러네. 우리 동이. 오늘 어린이 집에서 재미있었어요?"" 네~~!. 친구들이랑 거북이 집도 만들고요~~, 선생님이 책도 읽어 줬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다 보니 빨간 보도블록이 깔린 트랙이 나왔어요. 트랙 바깥으로는 푸른 잎이 싱그러운 나무들이 트랙을 둘러싸고 있었고, 사이사이에는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나무 밴치가 놓여 있었어요. 엄마랑 동이는 조금 쉬어 갈 겸 튼튼해 보이는 나무 밴치를 골라 잠깐 앉..
2025.03.13